사람-사람 간 장기이식(동종이식)은 의료적으로 성숙했지만, 기증 장기의 절대량이 부족하다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말기신부전 환자 규모와 투석 환자 수, 대기자 수가 매우 크고(또 매년 변동은 있지만) “대기 중 사망/상태 악화”가 발생합니다. 이 간극을 메우는 후보 기술로 유전자 편집 돼지 장기가 임상 단계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2024~2026년 흐름: ‘동정적 사용’에서 ‘규제된 임상시험’으로
최근 몇 년은 이 분야의 성격이 바뀐 시기입니다.
- 동정적 사용(Expanded Access/Compassionate use) 사례로 축적되던 임상 경험이,
- FDA IND 기반의 정식 임상시험으로 넘어가며 “표준화·재현성·안전성 체계”가 요구되는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대표적으로 **United Therapeutics의 EXPAND 시험(NCT06878560)**은 10개 유전자 변형을 가진 돼지 신장(UKidney)을 평가하는 다기관·오픈라벨·단일군 임상 프로그램으로 소개됩니다. 초기 소규모 코호트(예: 6명)로 시작해, 안전성 검토 후 확장(수십 명 규모)을 목표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또한 MGH에서 2024년 3월(생체 수혜자) 돼지 신장 이식이 수행되었고, 이후 이 사례를 고차원 면역 분석(전사체·단백체·대사체 등)으로 추적한 연구가 2026년에 보고되며 “무엇이 실제로 문제였는지”를 데이터로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동정적 사용 사례에서는 **기록적인 생존 기간(예: 수개월)**이 보고되기도 했지만, 감염/면역억제 조절 등 변수가 겹치면 이식 신장을 제거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사건들이 오히려 “정식 임상으로 넘어가야 최적화가 가능하다”는 방향을 강화했습니다.
최적화의 큰 그림: 성공을 좌우하는 5개의 축
이종 장기 이식의 성패는 보통 아래 5축을 동시에 개선할 때 급격히 좋아집니다.
- 면역학적 장벽(항체·보체·세포성 면역·선천면역) 관리
- 응고/혈관 내피 반응(미세혈전, TMA 등) 제어
- 공여 돼지 유전자 설계(항원 제거 + 인간 유전자 도입 + 바이러스 위험 저감)
- 감염·바이오안전(돼지 병원체, 장기-수혜자 모니터링, 규제 준수)
- 장기 보존·재관류(허혈-재관류 손상 최소화, 기계관류 등)
최적화 핵심 1: ‘초급성 거부반응’의 스위치를 끄는 항원 설계
이종이식에서 가장 악명 높은 문제는 사람이 원래 갖고 있는 자연항체가 돼지 세포 표면의 특정 당항원(글리칸)을 강하게 인식해, 이식 직후 보체 활성화 → 혈관 손상 → 초급성 거부반응으로 폭발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실제 임상/임상시험용 공여 돼지 설계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전략이:
- GGTA1(α-Gal 생성) 제거
- CMAH(Neu5Gc 생성) 제거
- B4GALNT2(Sd(a) 유사 항원 관련) 제거
같은 ‘주요 글리칸 항원 3종 제거(Triple KO)’입니다. 이 조합은 UKidney(10-GE) 설계에도 포함됩니다.
최적화 핵심 2: 보체·응고·염증을 ‘인간 쪽 규칙’에 맞추기
“항원을 없앴다 = 끝”이 아닙니다. 돼지 장기는 사람 몸에서 보체·응고·염증 회로가 서로 엉키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공여 돼지에는 사람 유전자를 “추가(노크인)”해, 이식 장기가 사람 혈액 환경에서 덜 다치게 만드는 방향으로 갑니다.
EXPAND(UKidney)에서 정리된 대표적 노크인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보체 조절: CD55(DAF), CD46
- 응고/내피 보호: TBM(Thrombomodulin), EPCR
- 항산화·항염: HO1(Heme oxygenase-1)
- 대식세포 억제 신호: CD47(“don’t eat me” 신호) (PMC)
이 구성은 “면역 억제제만 더 세게 쓰자”가 아니라, 장기 자체를 ‘사람 체내 환경에 적응형’으로 설계한다는 점에서 최적화의 방향을 바꿔 놓았습니다.
최적화 핵심 3: ‘장기 과성장’ 문제를 설계 단계에서 관리
돼지 장기는 사람 몸에서 크기·성장 신호 차이로 과성장이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UKidney(10-GE)에서는 GHR(성장호르몬 수용체) KO가 포함되어 “장기 성장 조절”을 목표로 합니다.
이 포인트는 단순히 해부학적 공간 문제뿐 아니라, 혈류역학·미세혈관 스트레스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장기 기능의 장기 안정성”을 좌우하는 최적화 요소로 취급됩니다.
최적화 핵심 4: 면역억제는 ‘강도’보다 ‘표적’이 중요해졌다
동종이식에서는 비교적 표준화된 면역억제 조합이 있지만, 이종이식에서는 CD40–CD154(=CD40L) 코스티뮬레이션 경로 차단이 유독 중요한 축으로 반복 보고됩니다(전임상 및 임상 사례 모두에서).
특히 anti-CD40L(예: tegoprubart)는 이종이식 맥락에서 주목받는 약물 중 하나로, CD40L 경로를 겨냥해 면역 활성의 핵심 스위치를 누르는 접근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실제 생체 수혜자 면역 프로파일링 결과에서
- 순환 T세포가 크게 감소한 상태에서도
- 이식 후 1주 이내 T세포 매개 거부반응이 발생했고
- 면역억제 강화로 되돌릴 수 있었다는 관찰입니다.
즉 최적화의 방향이 “더 세게 누르자”가 아니라,
- 어떤 면역 구획(림프절 잔존 CD8+ 등)이 문제인지,
선천면역(단핵구/대식세포, IL-1β 등)이 왜 지속 활성화되는지
를 데이터로 보고 “정밀 조합”을 찾아가는 쪽으로 이동 중입니다.
최적화 핵심 5: 감염·바이오안전은 ‘기술’이 아니라 ‘운영’의 문제
이종이식은 면역억제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돼지 유래 미생물(바이러스 포함) 관리가 핵심입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두 가지입니다.
- 공여 돼지 사육/관리 단계에서의 표준화
- 지정 병원체 배제(Designated pathogen-free) 개념
- 정기 모니터링과 시설 바이오시큐리티
- 수혜자에 대한 장기 추적 감시
- 이식 후 감염 모니터링, 표준검사+고급 진단(예: 메타지노믹스) 논의
- 규제기관 가이던스에 따른 기록·감시 체계
또 하나 상징적인 이슈가 PERV(돼지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입니다. PERV는 “돼지 유전체 안에 들어있는 바이러스 서열”이라 단순한 사육관리만으로는 해결이 어렵고, 그래서 CRISPR를 이용해 PERV를 불활성화한 돼지 연구가 안전성 논의의 기반이 됐습니다.
최적화 핵심 6: 장기 보존·기계관류가 ‘거부반응의 출발점’을 바꾼다
이종이식에서 장기 보존은 단순 물류가 아니라 면역 반응의 시동(허혈-재관류 손상, 내피 손상, 보체/응고 활성화)을 결정합니다.
최근에는 정적 냉장 보관(SCS) 대비 저온 기계관류(HMP)가 이종 신장 모델에서 성적을 개선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습니다.
예를 들어 일정 시간의 냉허혈 조건에서 SCS 보관 신장은 빠른 거부반응을 보인 반면, HMP 보관 신장은 재관류 및 기능 유지가 더 길게 관찰된 연구들이 보고되었습니다.
간 분야에서는 “이식”만이 답이 아니라, 체외 연결로 간 기능을 보조하는 장치/플랫폼이 최적화 전략으로 부상했습니다. eGenesis–OrganOx는 유전자 편집 돼지 간을 체외 간 관류 시스템과 결합하는 임상 접근으로 IND 클리어런스를 발표했고, 급성/급성-만성 간부전 같은 중환자 영역에서 “브릿지(시간 벌기)”를 노립니다.
최적화 핵심 7: 수혜자 선정은 ‘누가 먼저 혜택을 받는가’의 문제
정식 임상으로 갈수록, “기술이 되느냐”만큼 누구에게 적용해야 안전/효과를 평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집니다.
EXPAND 프로그램은
- 인간 신장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낮거나(5년 내 가능성 낮음),
- 의학적 이유로 기존 이식이 어려운 ESRD 환자
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기능을 평가하도록 설계되어 소개됩니다. 또한 24주 시점의 주요 평가와 장기 추적(평생 추적) 같은 프레임이 강조됩니다.
이런 설계는 “장기 부족 해결”이라는 이상과 “환자 안전”이라는 현실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한 최적화의 일환입니다.
윤리·사회적 최적화: 데이터 투명성과 신뢰가 성패를 가른다
이종이식은 의학적 성과만으로는 사회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최적화에는 다음이 포함됩니다.
- 동물복지·사육 윤리(공여동물의 생산·관리 기준)
- 감염 위험의 공공보건적 관리(수혜자 추적, 보고 체계)
- 데이터 공유/레지스트리(사례가 적기 때문에, 국가·기관 간 데이터 통합이 필수)
2025년 문헌 업데이트에서는 국제적 가이드라인·포지션 페이퍼의 중요성과 함께, 50건 이상의 절차를 목록화하려는 국제 레지스트리(International Human Xenotransplantation Inventory) 같은 흐름도 언급됩니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유전자 편집 + 면역조절 + 기계관류”의 삼각형
현재까지의 방향을 종합하면, 이종 장기 이식 최적화는 결국 아래 삼각형을 얼마나 정교하게 맞추느냐로 수렴합니다.
- 공여 장기 자체의 인간화(유전공학): 항원 제거, 보체·응고·염증 보호 유전자 도입, 성장 조절, 바이러스 리스크 저감
- 수혜자 면역의 정밀 제어(면역조절): CD40–CD154 축을 포함한 표적 조합, 선천면역/염증 축까지 포함한 설계
- 장기 상태를 ‘좋게’ 들여보내기(보존·관류): HMP/NMP, 체외 장기 플랫폼, 재관류 손상 최소화
이 삼각형이 맞아떨어질수록, “운이 좋은 단발 사례”가 아니라 재현 가능한 치료 옵션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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