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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계 질환과 프라임 에디팅: “정밀 교정”이 뇌 치료의 문을 여는 이유

TOUTES 2026. 3. 1. 06:20

신경계 질환(희귀 신경발달질환, 퇴행성 신경질환 등)은 치료가 특히 어려운 분야로 꼽힙니다. 한 번 손상된 신경세포는 쉽게 회복되지 않고, 뇌는 혈액뇌장벽(BBB)이라는 강력한 방어막을 갖고 있으며, 뇌 안에서도 세포 유형과 회로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원인을 교정하는 치료”로 주목받는 접근이 유전체 편집(genome editing)이고, 그중에서도 프라임 에디팅(Prime Editing)은 DNA 이중가닥을 완전히 절단(DSB)하지 않고도 다양한 형태의 정밀 변이를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경계 분야가 기대를 거는 기술입니다. 

프라임 에디팅이란 무엇인가

프라임 에디팅은 흔히 “유전체의 검색-치환(search-and-replace)” 편집으로 설명됩니다. 기본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Cas9 nickase(한 가닥만 절단) + 역전사효소(reverse transcriptase) 융합 단백질
  • pegRNA(prime editing guide RNA): 표적을 안내하는 가이드 서열뿐 아니라, 원하는 변이를 “써 넣을” RT 템플릿(RTT)와 결합을 시작하는 PBS까지 포함합니다.

이 조합을 통해 프라임 에디팅은 모든 단일 염기 치환(12가지), 짧은 삽입/결실을 포함한 다양한 편집을 DSB 없이 수행할 수 있는 범용성을 목표로 발전해 왔습니다.

효율을 끌어올린 ‘진화’도 함께 봐야 한다

프라임 에디팅은 “정밀함”이 강점이지만, 초기에는 효율이 낮거나 세포/표적에 따라 편차가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업그레이드가 등장했습니다.

  • PEmax, 단백질 아키텍처 최적화: 편집 효율을 높이기 위한 prime editor 단백질 구조 개선이 보고되었습니다.
  • PE4/PE5, MMR(미스매치 수선) 억제 기반 향상: 세포의 mismatch repair 경로가 프라임 에디팅 산물의 “정착”을 방해할 수 있어, 이를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설계가 효율과 edit/indel 비율을 개선했다고 보고됩니다. 
  • epegRNA(엔지니어드 pegRNA): pegRNA 3’ 말단 안정성을 높이는 구조 모티프를 붙여 편집 효율을 3–4배가량 개선한 접근이 제시되었습니다. 

신경계 질환 응용을 논할 때도 결국 “프라임 에디팅이 가능하냐”보다 어떤 버전(PEmax, epegRNA, MMR 조절 등)으로 효율을 확보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합니다. 

신경계 질환에서 유전자 교정이 특히 어려운 이유

신경계는 다른 장기보다 “전달과 안전성” 요구조건이 훨씬 까다롭습니다.

1) 혈액뇌장벽(BBB)이라는 전달 장벽

뇌는 외부 물질 유입을 제한하는 BBB 때문에, 같은 편집 도구라도 간·근육보다 뇌 전달이 훨씬 어렵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지적됩니다. 프라임 에디터처럼 큰 분자 복합체(단백질+RNA)를 뇌로 보내는 일은 특히 도전적입니다.

2) 신경세포는 대부분 ‘분열하지 않는’ 세포

많은 신경세포는 성체에서 분열이 활발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편집이 한 번 일어났을 때 오래 남을 가능성이 크고, 반대로 잘못된 편집(부산물/오프타깃)이 생겼을 때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정밀도와 안전성 평가가 더 중요해집니다. 

3) 뇌는 세포 유형이 다양하고 “부분 편집(모자이크)”이 흔하다

뇌 조직은 뉴런, 아교세포 등 다양한 세포가 섞여 있고, 특정 회로/영역만 표적화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치료 효과는 종종 “전부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세포를 몇 %나 고쳤는가(치료 역치) 문제로 바뀝니다. 

프라임 에디팅이 신경계 질환에 특히 매력적인 지점

신경계 질환은 유전적 원인이 다양하지만, 프라임 에디팅과 궁합이 좋은 케이스가 있습니다.

1) 단일 염기 변이(포인트 뮤테이션) 기반 희귀질환

신경발달질환 중에는 하나의 염기 변화가 병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라임 에디팅은 이런 변이를 “원래 염기”로 되돌리거나, 필요한 경우 주변에 침묵 변이(benign silent change)를 함께 넣어 결과를 안정화하는 전략과도 결합될 수 있습니다. 

2) 짧은 삽입/결실, 스플라이싱 관련 변이

프라임 에디팅은 작은 indel이나 제한된 범위의 서열 교정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고, 이런 범주의 변이는 신경계 희귀질환에서도 흔합니다. 

3) “병의 원인 교정”뿐 아니라, 뇌 회로를 유리하게 재프로그래밍하는 접근

모든 신경계 질환이 단일 변이 교정만으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흥미롭게도 프라임 에디팅은 뇌 안에서 특정 변이를 ‘도입’해 생리 기능을 유리하게 바꾸는 연구에도 사용되며, 이는 “유전적 회로 재프로그래밍”이라는 새로운 방향을 보여줍니다. 

뇌에서 프라임 에디팅을 하려면: 전달(Delivery) 기술이 핵심

프라임 에디팅이 뇌 질환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편집기 자체” 못지않게 전달체가 중요합니다.

AAV 전달과 ‘용량 문제’

AAV는 뇌 전달에서 가장 많이 논의되는 벡터 중 하나지만, AAV는 포장 용량이 제한적입니다. 프라임 에디터는 크기가 커서 AAV 하나에 담기 어렵기 때문에, split-intein(쪼개서 넣고 세포 안에서 다시 조립) 같은 전략이 널리 사용됩니다.

intein-split PE-AAV: 뇌 포함 다기관 in vivo 프라임 에디팅

실제로 in vivo에서 작동하는 split PE-AAV 시스템을 개발해 마우스의 뇌, 간, 심장 등 여러 장기에서 프라임 에디팅을 구현한 연구가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뇌에서도 프라임 에디팅이 가능하다”는 전달 측면의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뇌 전달의 현실: BBB, 표적 세포 선택성, 엔도좀 탈출

뇌로 전달하는 방식(전신 vs 국소), 어떤 AAV serotype을 쓰는지, 어떤 프로모터/가이드 설계를 쓰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BBB는 여전히 큰 장벽으로 지적됩니다. 

대표 사례: 프라임 에디팅으로 ‘신경계 질환’을 동물에서 구조적으로 개선한 연구

신경계에서 프라임 에디팅이 “가능성”을 넘어 “질환 개선”으로 연결된 대표 사례로, 소아 교대성 편마비(Alternating Hemiplegia of Childhood, AHC) 마우스 모델 연구가 자주 언급됩니다.

 

이 연구는 AHC의 주요 원인 유전자인 ATP1A3(사람), Atp1a3(마우스) 변이를 대상으로, 프라임 에디팅과 염기교정을 활용해 여러 대표 변이를 교정했고, 특히 AAV9 기반 in vivo 프라임 에디팅으로 중추신경계에서 변이 교정을 보여주었습니다. 

 

논문 초록에 따르면, 두 마우스 모델에서 Atp1a3 D801N 및 E815K 변이를 CNS에서 교정하여 최대 48%의 DNA 교정, 73%의 mRNA 교정(대뇌피질 벌크 기준)을 보고했고, ATPase 활성 회복, 발작성 증상·운동 결함·인지 결함 개선, 생존 기간의 큰 연장을 제시했습니다.

이 결과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편집이 됐다”가 아니라, 뇌 기능·행동·생존이라는 질환 지표가 함께 개선되었다는 점입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동물 모델의 전임상 결과이므로, 사람 적용까지는 전달·안전성·용량·장기추적 같은 추가 검증이 필요합니다. 

또 다른 방향: 알츠하이머 모델에서의 ‘뇌 회로 재프로그래밍’ 사례

프라임 에디팅은 “유전병 변이 교정”만이 아니라, 뇌 기능을 바꾸는 유전적 스위치를 정밀하게 다루는 실험에도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2025년 Nature Communications 논문은 AAV 매개 프라임 에디팅으로 마우스 뇌에서 β1-아드레날린 수용체(Adrb1)의 특정 변이(A187V)를 도입했고, 알츠하이머병 마우스 모델에서 수면/각성 관련 생리 지표의 회복 등 뇌 회로 수준의 변화를 보고하며 “뇌에서 프라임 에디팅을 이용한 유전 회로 재프로그래밍”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이 사례는 신경계 질환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어떤 질환은 “원인 변이 교정”이 목표가 될 수 있고, 어떤 질환은 “위험 경로를 완화하는 보호 변이/회로 조절”이 더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신경계 질환 적용에서 남아 있는 핵심 과제들

1) 효율과 일관성: “어떤 세포에서 몇 %나?”가 관건

뇌에서는 특정 영역/세포 유형에서의 편집 효율이 치료 효과를 좌우합니다. 이를 위해 PEmax 같은 단백질 최적화, epegRNA 같은 pegRNA 안정화, MMR 조절(PE4/PE5) 같은 전략이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2) 전달: AAV split, 나노전달체, 국소·전신 전략의 균형

프라임 에디터 크기 때문에 AAV 분할 전달이 중요하고, 뇌로의 전달 자체가 BBB 때문에 어렵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강조됩니다. 

3) 부산물과 안전성: 오프타깃뿐 아니라 ‘원치 않는 결과 분포’ 관리

프라임 에디팅은 DSB를 피하는 장점이 있지만, 프로젝트에 따라 원치 않는 indel/부산물이 완전히 “0”이 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경계에서는 특히 오프타깃/부산물의 기능적 영향을 길게 추적해야 합니다. 

4) 질환별 생물학: 유전자 ‘용량(dosage)’과 발달 타이밍

예를 들어 Rett 증후군처럼 유전자 용량 민감성이 큰 질환은 “고치기만 하면 끝”이 아니라 얼마나, 어디서, 언제 발현을 회복시키는가가 중요합니다. 이런 질환에서는 프라임 에디팅과 더불어 다른 유전 조절 접근(예: 후성유전학적 조절)까지 함께 논의되곤 합니다. 

임상 번역 관점: 프라임 에디팅은 어디까지 왔나

중요한 포인트는 “뇌 질환에서 당장 임상에 쓰인다”가 아니라, 플랫폼 기술로서 임상으로 이동 중이라는 흐름입니다.

 

프라임 에디팅은 2025년 이후 사람 대상 첫 임상 데이터가 보고되기 시작했고, 예를 들어 만성 육아종성 질환(CGD) 관련 프라임 에디팅 치료 결과가 NEJM에 게재되었으며, 관련 임상시험 정보도 공개되어 있습니다. 

 

이 사실은 신경계 질환과 직접 동일선상에 놓기는 어렵지만(전달 환경이 완전히 다름), “프라임 에디팅의 임상 안전성·유효성 평가가 실제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신경계 분야에도 중요한 신호입니다. 

앞으로의 전망: 신경계 질환에서 프라임 에디팅이 커질 조건

신경계 분야에서 프라임 에디팅이 의미 있게 확장되려면, 다음 3가지가 함께 진화해야 합니다.

  1. 편집기 성능: 더 높은 효율, 더 좋은 edit/indel 비율, 표적별 설계 자동화
  2. 뇌 전달 기술: BBB를 고려한 전달체(AAV 고도화, 비바이러스성 전달, 세포 유형 표적화)
  3. 질환 선택 전략: “치료 역치가 낮은 질환(부분 교정으로도 효과)”부터 공략, 발달 시기·표적 세포를 정교하게 정의

이미 동물 모델에서 신경계 질환을 ‘구조적으로’ 개선한 연구(AHC)와, 뇌 회로를 재프로그래밍한 연구(Adrb1 변이 도입)가 나오고 있다는 점은 이 로드맵이 공상만은 아니라는 근거가 됩니다. 

마무리

신경계 질환과 프라임 에디팅은 “정밀 편집 기술”과 “뇌 전달/안전성 공학”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프라임 에디팅 자체는 다양한 변이 교정 잠재력을 보여주었고, 실제로 AAV9 기반 in vivo 프라임 에디팅으로 신경계 질환 마우스 모델을 개선한 사례도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신경계는 전달 장벽과 안전성 요구가 가장 높은 영역인 만큼, 앞으로도 효율·전달·장기 추적·질환 선택이 함께 발전할 때 임상적 의미가 커질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5가지

프라임 에디팅은 뇌에서 정말 작동하나요?

네, 마우스 뇌에서 AAV 기반 in vivo 프라임 에디팅을 구현한 연구들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신경계 질환을 “완치”할 수 있나요?

현재 단계에서 신경계는 대부분 전임상(동물·세포) 근거가 중심입니다. 일부 질환 모델에서 강한 개선이 보고되었지만, 사람 적용은 전달·안전성·장기 추적 등 추가 검증이 필요합니다. 

 

프라임 에디팅은 왜 AAV에 담기 어렵나요?

프라임 에디터 단백질이 크고, AAV 포장 용량이 제한되어 split-intein 전략이 사용된다는 점이 널리 설명됩니다.

 

효율은 어떻게 올리나요?

epegRNA로 pegRNA 안정성을 높이거나, MMR 조절(PE4/PE5) 같은 세포 경로 조절, PEmax 같은 단백질 구조 최적화가 보고되어 왔습니다. 

 

프라임 에디팅은 이미 사람에게 쓰이나요?

신경계 질환에서의 임상 적용은 별도 검증이 필요하지만, 프라임 에디팅 자체는 2025년 이후 사람 대상 임상 결과가 보고되며 임상 단계로 진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