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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교정: mtDNA를 바꾸는 기술이 왜 어렵고, 어디까지 왔나

미토콘드리아는 흔히 “세포의 발전소”로 불리지만, 단순히 에너지를 만드는 기관을 넘어 자체 유전체(mtDNA)를 가진 독특한 소기관입니다. 그래서 미토콘드리아 관련 질환을 “근본적으로” 다루려면, 미토콘드리아 DNA를 직접 조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핵(게놈) 편집에서 당연한 도구였던 CRISPR가 미토콘드리아에선 잘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죠.

이 글에서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교정”을 mtDNA 중심으로 정리하면서, 현재 주류가 된 **뉴클레이스 기반 ‘비율 조절(heteroplasmy shift)’**과 염기 교정(base editing)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 그리고 아직 남아있는 난제는 무엇인지까지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보겠습니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mtDNA)란 무엇인가

사람의 미토콘드리아 DNA(mtDNA)는 약 16,569 bp 길이의 원형 이중가닥 DNA이며, 총 **37개 유전자(단백질 13개, tRNA 22개, rRNA 2개)**를 담고 있습니다.
핵 DNA가 보통 “2벌(2 copies)”인 것과 달리, mtDNA는 세포 종류에 따라 수백~수만, 많게는 매우 많은 사본으로 존재합니다. 이 “다중 사본” 특성 때문에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독특한 유전 양상을 보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은 mtDNA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의 상당수는 핵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져 미토콘드리아로 수입됩니다. 즉, “미토콘드리아 질환 = mtDNA 변이”만 있는 게 아니라, 핵 유전자 변이로도 충분히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핵 유전자는 CRISPR 등 기존 유전자 편집 프레임워크로 접근이 상대적으로 쉬운 반면, mtDNA는 별도의 공략법이 필요합니다.

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교정은 핵 유전자 편집보다 훨씬 까다로운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교정이 “어렵다”는 말에는, 보통 다음 3가지 난점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1) 가이드 RNA를 못 넣는다: CRISPR가 막히는 결정적 이유

CRISPR-Cas 시스템의 핵심은 가이드 RNA가 목표 서열을 찾아준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미토콘드리아는 구조·수송 환경상 긴 RNA를 효율적으로 수입(import)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미토콘드리아로 sgRNA를 가져가 보겠다”는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Scientific Reports(2022) 연구는 특정 방식(예: gRNA에 특정 서열을 붙여 수입을 유도)으로는 의미 있는 gRNA 수입이 어렵다는 결론을 제시합니다.

 

2) 이중가닥 절단(DSB)을 ‘수리’하기가 어렵다

핵 DNA 편집에서 Cas9이 이중가닥을 자르면(NHEJ/HDR 등) 세포 수선이 편집 결과를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미토콘드리아는 DSB 수선이 비효율적이고, 오히려 DSB가 생기면 그 mtDNA 분자를 제거(분해)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 특성은 “약점”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의도적으로 특정 mtDNA만 잘라 제거해서 비율을 바꾸는 전략의 기반이 되기도 합니다. 

 

3) “한 번 고치면 끝”이 아니라 “비율”의 문제다: 헤테로플라스미(heteroplasmy)

많은 mtDNA 질환에서 한 세포 안에 정상 mtDNA와 변이 mtDNA가 섞여 공존하는데, 이를 heteroplasmy라고 합니다. 그리고 변이 mtDNA 비율이 어떤 **임계치(threshold)**를 넘어설 때 병적 표현형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mtDNA 교정의 목표는 종종 “0% → 100% 완전 교정”이 아니라, 변이 비율을 임계치 아래로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설계됩니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교정의 큰 목표 2가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교정은 크게 두 갈래 목표로 나뉩니다.

  1. 헤테로플라스미 시프트(heteroplasmy shift)
    변이 mtDNA를 선택적으로 줄이고 정상 mtDNA가 상대적으로 늘어나게 만들어 증상을 완화하는 전략입니다. (주로 “절단→제거→재증식” 메커니즘)
  2. 정밀 염기 교정(base editing)
    mtDNA의 특정 염기를 원하는 염기로 바꿔, 병적 변이를 “서열 수준에서” 바로잡거나 질환 모델을 만드는 전략입니다. 다만 현재는 치환 가능한 염기 종류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1세대 주류: “자르되, 고치지 말고 제거한다” — 미토콘드리아 표적 뉴클레이스

미토콘드리아에서는 DSB 수선이 잘 안 되므로, 뉴클레이스로 특정 변이 mtDNA만 자르면 그 분자는 분해되고, 남아 있는 mtDNA(상대적으로 정상)가 복제되어 전체 풀(pool)이 정상 쪽으로 기운다는 접근이 가능해집니다. 

이 접근은 다음과 같은 도구군으로 발전했습니다(개념적으로 이해하면 충분합니다).

  • 미토콘드리아 표적 제한효소(restriction endonuclease)
  • 미토콘드리아 표적 ZFNs, TALENs 같은 단백질 기반 뉴클레이스
    (공통적으로 미토콘드리아로 들어가도록 **미토콘드리아 타깃팅 시퀀스(MTS)**를 붙이는 방식이 널리 쓰입니다.)

특히 “생식세포/배아 단계에서 변이 mtDNA 전이를 막을 수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 Cell(2015) 연구는 미토콘드리아 표적 뉴클레이스로 변이 mtDNA를 선택적으로 줄여 germline heteroplasmy를 이동시키는 개념증명을 제시했습니다.
물론 이런 접근은 과학적으로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사람 적용으로 가면 윤리·규제·안전성 논의가 훨씬 복잡해집니다(특히 생식세포/배아는 더더욱).

한계도 분명합니다. 뉴클레이스 기반은 “없애는” 데 강하지만, 원하는 서열로 “바꿔 끼우는” 정밀 치환에는 취약합니다. 또한 변이가 동형질성(homoplasmy, 거의 100%)에 가까울 경우, 제거 전략만으로는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2세대 혁신: CRISPR 없이 mtDNA를 바꾸는 염기 교정 — DdCBE

미토콘드리아 염기 교정의 판을 바꾼 도구 중 하나가 DdCBE(DddA-derived cytosine base editor) 계열입니다. 이 도구는 CRISPR처럼 RNA 가이드를 쓰지 않고, TALE 단백질로 목표 서열을 인식한 뒤 DddA 유래 효소를 이용해 특정 염기를 바꿉니다. 

DdCBE가 할 수 있는 변화: C·G → T·A (C-to-T 계열)

Nature Biotechnology(2022) 논문 요약에 따르면, DdCBE는 C•G를 T•A로 바꾸는(base conversion) 방식의 mtDNA 염기 교정을 수행하며, 초기에 DddA가 특정 서열 맥락(예: TC)에 강한 선호성을 보였다는 점도 함께 다뤄집니다.
NEJM(2020) 코멘터리에서도 DdCBE의 기본 원리(독성 도메인을 분할해 안전성을 높이고, TALE로 표적화해 mtDNA에서 C→T 변환을 유도)를 그림과 함께 설명합니다.

“TC만 된다”를 넘어서: 표적 범위를 넓히는 DddA 변형들

DdCBE가 처음 등장했을 때 큰 제약 중 하나는 **표적 가능한 염기의 ‘문맥 제약’**이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Nat Biotechnol(2022)에서는 진화·공학적 방법으로 DddA 변형(DddA6, DddA11 등)을 만들고, 평균 효율 향상 및 더 넓은 문맥(HC 등)에서의 편집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안전성 이슈: 오프타깃(특히 핵 DNA) 문제는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염기 교정은 “정밀해 보인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효소 기반 반응인 만큼 의도치 않은 자리에서도 변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DdCBE의 핵 DNA 오프타깃 가능성을 경고하는 연구들이 나오면서, 임상 관점에서는 “효율만큼이나 정밀도”가 핵심 지표가 됐습니다. 

 

이 흐름 속에서 Nat Biotechnol(2023)은 DdCBE의 오프타깃이 split DddA halves의 자발적 결합 등으로 생길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하며, 인터페이스를 공학적으로 바꾼 HiFi-DdCBE를 통해 mtDNA 오프타깃을 크게 낮추는 방향을 보여줍니다. 

A를 G로 바꾸는 미토콘드리아 염기 교정: TALED와 그 다음

미토콘드리아 질환 변이는 C→T만 있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A→G도 되면 좋겠다”는 요구는 매우 컸고, 이를 겨냥한 플랫폼이 TALE-linked deaminase (TALED) 계열로 알려져 있습니다.

TALED가 겨냥하는 변화: A·T → G·C (A-to-G 계열)

Nature Communications(2025) 논문 서론에서도 mtDNA 표적 염기 교정 도구로 DdCBE(C→T)와 TALED(A→G)를 함께 언급하며, 두 도구가 각각 다른 종류의 치환을 담당한다고 정리합니다. 

큰 장애물: RNA 오프타깃

Cell(2024) 논문(PubMed 초록)에 따르면, A-to-G 편집 TALED는 조건에 따라 전사체(transcriptome) 수준의 광범위 RNA 오프타깃을 유발할 수 있었고, 이를 줄이기 위해 deaminase(TadA8e)의 결합부위를 공학적으로 조정한 변형을 개발해 RNA 오프타깃을 99% 이상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고합니다.
또한 이 변형들은 mtDNA 오프타깃·바이스탠더(bystander) 편집도 줄이고, 배아 발달 정지 같은 독성 문제도 완화하는 방향으로 서술됩니다.

“개선형”으로 가는 흐름

TALED 자체도 계속 최적화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5년 논문에서는 편집 효율의 위치 의존성을 줄이고자 구성 요소를 개선한 향상된 미토콘드리아 아데닌 염기 교정기(예: Hifi-sTALED 등)를 개발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실제 치료 가능성은 어디까지 왔나: “동물 모델 생성”과 “표적 조직에서의 회복” 사례

연구가 “세포에서 됨” 수준을 넘어 의미 있어지는 순간은 보통 두 가지입니다.

  1. 질환을 반영하는 동물 모델을 제대로 만들 수 있나?
  2. 살아있는 조직에서 전달(delivery)까지 포함해 교정이 일어나나?

Nature Communications(2025) 논문은 대표적으로 **LHON(레버 유전성 시신경병증)**의 가장 흔한 변이 중 하나로 알려진 MT-ND4 m.11778G>A와 관련해, HiFi-DdCBE를 이용해 해당 병적 변이를 가진 마우스를 만들고(모델링), 이어서 눈(유리체강)으로 AAV를 전달해 TALED로 변이 교정 및 시각 기능 회복을 보여주는 흐름을 제시합니다.
이 사례는 “mtDNA 편집이 치료로 이어질 수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 최소한 표적 조직 전달 + 기능적 지표 회복까지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강한 근거로 자주 인용됩니다.

CRISPR는 정말 미토콘드리아에서 ‘끝’일까?

현재까지의 주류 결론은 조심스럽지만 분명합니다. 가이드 RNA 수입이 병목이라, 핵에서처럼 “보편적이고 재현성 높은” CRISPR mtDNA 편집은 아직 어렵습니다. 
Scientific Reports(2022)는 “gRNA 수입을 돕겠다”는 특정 설계가 잘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며, 설령 Cas9 단백질이 미토콘드리아에 존재하더라도 가이드가 못 들어가면 표적화가 무너진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다만 “불가능”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 RNA를 미토콘드리아로 넣는 경로를 발굴/설계하거나

RNA 없이 작동하는 단백질 기반 플랫폼을 더 확장하는 방향
두 축이 동시에 달리는 중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전달(Delivery)이라는 현실: 실험실 성공을 임상으로 옮기는 마지막 관문

미토콘드리아 편집 도구는 보통 단백질이 크고(특히 TALE 기반), 세포 안으로 넣은 뒤에도 미토콘드리아 매트릭스까지 도달해야 합니다. 그래서 전달 전략이 성패를 좌우합니다.

BMB Reports(2024) 리뷰는 비바이러스/물리적 방법/바이러스 벡터(AAV 등) 전달을 개괄하면서, AAV의 경우 적재 용량이 약 4.8 kb 정도로 제한되어 단일/이중 AAV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정리합니다. 
또한 고용량 AAV의 안전성 이슈 같은 논점도 “기술이 된다”와 별개로 반드시 넘어야 할 허들로 거론됩니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교정의 현재 한계와 앞으로의 체크리스트

지금의 기술은 분명히 빠르게 진전 중이지만, “바로 누구나 치료받는다”로 이어지기까지는 다음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1) 오프타깃과 바이스탠더 편집: 정밀도의 또 다른 얼굴

DdCBE의 핵 DNA 오프타깃 가능성, TALED의 RNA 오프타깃 가능성처럼, 표적 밖 변이는 플랫폼별로 서로 다른 형태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효율 몇 %”만 보면 위험하고, mtDNA 전장/핵 전장/전사체 수준 평가까지 포함한 검증이 사실상 필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2) 가능한 편집 종류의 제한

현재 미토콘드리아 염기 교정은 주로 C→T 또는 A→G 같은 ‘치환형’ 변화에 강점이 있습니다. 반면 큰 삽입·삭제·재배열 등은 핵 편집만큼 자유롭지 않습니다.

 

3) 헤테로플라스미라는 복잡계

mtDNA는 사본이 많고 조직별 분포가 다릅니다. 그래서 한 조직에서 편집이 잘 돼도, 다른 조직에서 충분치 않으면 임상 효과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또한 “얼마나 바꾸면 증상이 좋아지나?”는 변이/조직/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임계치 개념은 단순하지만 현실은 복잡합니다). 

FAQ: 독자가 자주 묻는 질문

Q1.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교정”은 곧바로 치료로 쓰이나요?

연구는 빠르게 전진 중이고, 동물 모델·조직 전달·기능 회복까지 보여주는 사례도 있습니다. 
다만 임상 적용은 전달 안전성, 장기 오프타깃, 조직별 효율, 제조/규제 같은 다층 과제가 남아 있어 “가능성은 커졌지만, 표준 치료로 일반화되기까지는 검증이 필요”한 단계라고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Q2. mtDNA 질환은 왜 ‘비율을 낮추는 것’만으로 좋아질 수 있나요?

한 세포에 정상/변이 mtDNA가 섞여 있으면(heteroplasmy), 변이 비율이 임계치보다 낮을 때는 정상 mtDNA가 기능을 어느 정도 유지해 증상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Q3. CRISPR로는 정말 mtDNA를 못 고치나요?

핵에서처럼 “재현성 있게” 쓰기 어렵다는 것이 현재의 강한 합의에 가깝습니다. 가장 큰 병목이 가이드 RNA의 미토콘드리아 수입이며, 이를 직접 다룬 연구에서 한계가 명확히 보고됩니다.

마무리: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교정은 ‘도구의 혁신’에서 ‘치료 공학’으로 넘어가는 중

요약하면,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교정은

  • 뉴클레이스 기반 heteroplasmy shift로 “비율을 바꾸는 치료 전략”을 확립해 왔고, 
  • 최근에는 DdCBE/TALED 같은 RNA-free 염기 교정이 등장하면서 “서열 자체를 정밀하게 바꾸는 가능성”이 크게 열렸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의 승부는, 실험실에서의 편집률 경쟁을 넘어 전달·정밀도·장기 안전성·조직 특이성까지 포함한 “치료 공학(therapeutic engineering)”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